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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퀘스터 여파 ‘공항 대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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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퀘스터 여파 ‘공항 대란’ 현실화

입력
2013.04.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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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 사는 오리온 벤허트는 21일 아침 텍사스주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놓칠 뻔 했다. 포트워스 공항 직원들의 10%가 이날 하루 무급휴가를 가는 탓에 공항 업무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그는 “예약된 항공편이 정시보다 늦게 출발하면서 겨우 탈수 있었다”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미국 연방정부 예산자동삭감(시퀘스터)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됐던 ‘공항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연방항공청(FAA)이 공항에서 일하는 4만7,000명의 직원에 대해 2주일에 하루씩 무급휴가 형식으로 일시해고 조치를 취했다고 21일 전했다. 이중에는 여객기 이착륙을 통제하는 관제사 1만3,000명과 공항 검색대 직원들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 1일자로 자동 발동된 시퀘스터에 따라 관련 예산은 자동 삭감됐다. 이번 조치는 연방 근로자들은 무급휴가(임시해고) 조치 한 달 전에 이를 통보 받아야 한다는 조건에 따라 취해진 것이다. 직원들은 지난달 말 임시해고 조치를 통보 받았다.

공항 대란이 막상 현실로 닥치자 상황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첫날인 21일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관제 인력의 부족으로 비행기의 연착륙이 속출했고, 대기 시간도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의 라구아디아 공항과 존 F 케네디 공항에서는 1시간 넘게 이착륙이 늦어졌고 필라델피아 공항에서도 일부 비행기가 지연됐다.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은 70편의 여객기가 1~3시간 착륙이 지연됐으며, 인근 오렌지카운티 존웨인 공항은 80%가 연착했다.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공항 근무 직원을 추가 투입해 월요일인 22일에는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았다.

FAA는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까지 전체 예산 160억달러 중 6억3,700만달러를 삭감해야 하는 데, 2억달러는 직원들의 무급휴가를 통해 줄일 예정이다.

폴 리날디 항공관제탑협회 회장은 “매일 관제탑 직원 1,200~1,500명이 무급휴가를 떠나고 있다”며 “미국 전역의 공항에서 매일 2만5,000여편의 비행기가 이착륙하는데,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항공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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