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대통령은 ‘팩트라는 건 웃기는 것(Facts are stupid things)’이라고 말하면서 궁색한 답변을 모면해갔다. 그 보다 앞서 닉슨 대통령은 거짓말로 물러나면서 ‘I was not lying. I said things that later on seemed to be untrue.(내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이 아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안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부시 대통령은 ‘This was not an act of terrorism, but it was an act of WAR.(이건 테러가 아니라 전쟁행위)’라고 말해 핵심 메시지 자체를 흐리고 말았다. 부시는 하도 엉터리 말을 많이 해서 Bushism이라는 용어까지 나돌았고, 부통령이었던 퀘일도 한 몫 거들었다. 부통령 퀘일이 말한 멍청한 얘기는 초등학생까지 조롱할 정도로 많다. 가령 ‘If we don’t succeed, we run the risk of failure.(성공하지 못하면 실패할 위험성이 높다)’는 말이나 ‘The future will be better tomorrow.(미래는 보다 나은 내일)’, ‘I love California, I practically grew up in Phoenix.(나는 California를 좋아하는데 사실 Phoenix에서 자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For NASA, space is still a high priority.(미 항공우주국에게는 우주가 제일 중요한 과제)’나 ‘Quite frankly, teachers are the only profession that teach our children.(솔직히 말해 교사들이 우리 자녀들을 가르치는 유일한 직업군)’이라는 모두가 아는 뻔한 맹탕 얘기를 많이 했다.
링컨은 변호사들을 지칭하면서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대부분의 말을 세세하게 쪼개는 재주꾼들(He can compress the most words into the smallest ideas better than any man I ever met.)’이라고 힐난하기도 했고, ‘I’m a slow walker, but I never walk back.’처럼 김빠지는 말도 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미국 정가에서 친구를 원한다면 차라리 개 한 마리 길러라(If you want a friend in Washington, get a dog.)’고 말할 정도로 직설적이었다. 클린턴도 ‘단어의 의미라는 것도 의미가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It depends on what the meaning of the words IS)’고 말해서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한 것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어록들을 분석하면서 느끼는 것은 왜 정치인들에게는 유난히 silly quotes가 많으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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