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12~13 시즌 정상을 밟으며 20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그 4경기를 남겨놓고 조기 우승이 확정됐지만 아직 남은 이야기가 많아 계속해서 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맨유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EPL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로빈 판 페르시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27승3무4패(승점84)가 된 맨유는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는 20승8무5패(승점68)에 머물러 있다. 이로써 맨유는 한 시즌 만에 맨시티에 빼앗겼던 우승컵을 되찾게 됐다. 이미 19회로 EPL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맨유는 계속해서 기록을 늘여가고 있다.
맨유는 전반에만 판 페르시가 3골을 몰아쳐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 지었다. 전반 33분 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한 판 페르시는 루이스 수아레스(23골ㆍ리버풀)를 제치고 득점 1위로 올라섰다. 맨유는 우승과 동시에 득점왕 배출을 노리고 있다. 22일 첼시전에서 상대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팔을 깨무는 엽기적인 행각으로 추가 징계가 불가피한 수아레스가 시즌을 이대로 마감할 전망이라 판 페르시의 득점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맨유가 우승과 득점왕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건 1992년 EPL 재편 후 세 차례 있다. 2002~03 뤼트 판 니스텔로이, 2007~08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10~11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우승컵과 함께 득점왕에 오른 바 있다.
퍼펙트 챔피언을 위해 '최다 승점 우승'도 벼르고 있다. 맨유는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면 승점96이 된다. EPL 최다 승점 기록은 2004~05 시즌 첼시가 달성한 승점95. 맨유가 최종전까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코 남은 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맨유는 29일 아스널(원정), 5월6일 첼시(홈), 13일 스완지시티(홈), 20일 웨스트브로미치(원정)와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3위 아스널과 4위 첼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맨유가 캐스팅 보드를 쥐고 있는 셈이다. EPL은 3위까지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맨유의 이날 승리는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강등과도 관련이 있었다. 만약 17위 애스턴 빌라(승점34)가 승리를 거뒀다면 박지성이 뛰고 있는 QPR(승점24)은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강등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QPR은 잔류 가능성이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1경기 더 '희망고문'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맨유는 기성용이 뛰고 있는 스완지시티와의 맞대결도 남아 있어 국내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한편 판 페르시는 이적 첫해에 맨유의 해결사로 자리매김하며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아스널에서 맨유 유니폼을 입은 판 페르시는 우승을 확정 짓는 축포뿐 아니라 고비 때마다 득점을 올리며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을 기쁘게 했다. 퍼거슨 감독은 "판 페르시의 두 번째 골 장면은 세기의 골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극찬했다. 판 페르시는 이날 전반 13분 루니의 패스를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박지성의 대체자로 영입된 가가와 신지도 일본인 최초로 EPL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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