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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갈등 부른 前용산세무서장 태국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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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갈등 부른 前용산세무서장 태국서 잡혔다

입력
2013.04.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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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던 전 서울 용산세무서장 윤모(57)씨가 태국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다. 경찰이 윤씨 수사에서 7차례 신청했던 압수수색영장을 검찰이 6차례 기각하는 등 윤씨는 검경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인물이라 경찰 수사가 다시 검찰을 향할지 주목된다.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22일 육류수입가공업자로부터 뇌물과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조사받다 홍콩으로 도피했던 윤씨가 태국에서 검거돼 25일 인천공항으로 송환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19일 태국 이민청 수사관에 의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태국 이민청에서 경찰에 별도 의견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미뤄 다른 범죄에는 연루되지 않았고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서울 성동세무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0~2011년 성동구 마장동 K육류수입가공업체 대표 김모(57)씨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현금 2,000만원을 수수하고 20차례에 걸쳐 4,000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가 지난해 6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적발돼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윤씨는 지난해 8월 30일 경찰에 사전 통보 없이 홍콩으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그는 이후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지난해 11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을 통해 윤씨를 수배했고 윤씨가 지난 3월 태국으로 건너간 사실을 파악한 뒤 여권을 무효화시켰다. 태국은 한국과 무비자 협정이 체결됐지만 윤씨는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사전에 출국금지를 못해 윤씨를 놓친 경찰은 이번에는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 윤씨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말까지 골프장 사용료를 김씨가 대납한 혐의를 시인한 만큼 함께 골프를 친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또 윤씨의 해외도피를 도운 조력자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윤씨의 동생이 재경 지검의 현직 검찰 간부이고, 다수의 검찰 고위인사가 동생을 통해 윤씨와 함께 인천 S골프장을 드나든 것으로 알려져 경찰 수사는 자연히 검찰을 향할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해 S골프장 압수수색영장을 7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이 윤씨 명의로 된 골프장 예약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6차례 영장을 기각하자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수사를 방해한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해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윤씨와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현직 검찰 고위간부는 "윤 서장과 아는 사이지만 문제될 부분은 없었고 육류수입가공업자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윤씨가 송환되면 조사한 뒤 향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실패한 S골프장 압수수색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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