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미국 방문 등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해법 모색에 나서려는 스탠스를 취하면서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우다웨이 대표의 방미와 관련, "미·중간 6자회담 복원 등을 포함해 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양국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 "양국간 접촉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에 대한 평가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간 만남은 북중 혹은 북미 대화 이후에나 가능하다. 때문에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접촉 과정에서 군사도발 위협을 높여온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간 정부는 각종 외교 채널 등을 동원해 미국과 중국 측에 대화 필요성을 포함한 우리의 입장을 자세하고 일관되게 설명해 왔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밖에 없고 우리 정부도 이런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면서 "물밑에서 미중 간 접촉 필요성을 강조해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단 우다웨이 대표의 방미 결과를 지켜본 뒤 북한 문제의 대응 수위 등을 조절할 방침이다. 연장선에서 24일 중국을 방문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윤 장관은 중국에서 방이 외교부장과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 등을 만나 대북 정책 공조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윤 장관의 중국 방문에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동행할 예정이어서 우다웨이 대표의 방미 결과를 포함해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도 지난 19일 윤 장관을 만나 "왕이 부장이 윤 장관과 함께 남북관계와 지역현안, 글로벌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변국들을 포함해 전체적으로는 대화 모드가 조성되는 분위기이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아무리 미국과 중국이 의견을 조율하더라도 북한과 미국간 입장 차가 확연한 만큼 한반도 정세가 완전한 안정기로 접어들기에는 적잖은 시일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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