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불사' 등 연일 도발 위협 발언을 쏟아내던 북한이 최근 들어서는 위협 수위를 낮추거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미묘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간간이 도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남측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을 내놓고는 있지만 분명 이달 초까지 계속된 초강경 발언에 비해서는 한 단계 톤 다운된 분위기다.
실제 이달 초만 해도 '전쟁이 오늘 당장인가 아니면 내일인가' '우리 식 첨단 핵타격 수단으로 짓부숴버린다' 등 긴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리며 위협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이달 11일 사실상 북측에 대화 제의를 하고, 다음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북측에 대화를 통한 해법 마련을 촉구하면서 북측 매체들의 위협 수위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던 태양절(15일)도 평온하게 지나갔다. 조선신보는 22일 '조미(북한과 미국) 쌍방이 핵보유국의 대등한 입장에서 전쟁종결 담판의 형식을 갖추자'고 북미간 평화협정 체결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이 미국과 중국의 대화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적절한 출구 전략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엔 긴장 국면의 장기화에 따른 내부 피로감도 증가로 인해 어떤 식이든 국면전환이 필요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군사적 긴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뒤 대북 제재를 완화하면서 미국으로부터도 경제적 보상을 얻으려 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주변국들이 강경하게 나오자 대화 등 다른 길을 모색하는 듯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호흡 조절은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여전하다. 아직도 동해안 미사일 발사 작업 준비를 거두지 않고 있는 데다 1호 전투태세도 발효 중이다. 또 개성공단 가동도 20일째 중단된 상태다.
한 전문가는 "북한의 대남 관련 발언은 약간의 문구 조절만 있을 뿐"이라며 "결국 인민군 창건일(25일)과 한미 독수리 연합훈련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지켜봐야 북한의 태도 변화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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