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 유적을 찾아 떠나는 순례길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천주교 제주교구 순례길위원회는 최근 제주도, 제주관광공사와 공동으로 서귀포시 지역 성지와 명승지 등을 연결하는 '하논성당 길(환희의 길)'을 개통했다고 22일 밝혔다.
'하논성당 길'은 서귀포 천주교 신앙의 모태였던 하논성당과 홍로성당이 있던 곳으로, 신축교안(辛丑敎案·이재수의 난)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 천주교사의 중요한 성지다. 제주의 옛 문화를 알아보는 지장샘, 홍로현 현청길은 물론 도심속의 휴식처 역할을 하는 솜반내, 하논생태길 등 제주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제주교구의 2번째 본당인 서귀포성당에서 시작해 천지연 계곡을 따라 걷는 천지연 산책로, 유명 시인의 시비로 꾸며진 칠십리 시공원 등을 거쳐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하구인 하논의 성당 터로 이어지는 10.6km다. 천주교 순례길의 2번째 코스다.
제주교구는 이에 앞서 제주 천주교 110여 년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성지 순례길 6개 코스를 개발키로 하고 지난해 9월 고산성당~자구네 포구~당산봉~절부암~용수 포구~용수 성지~신창 성당에 이르는 12.7㎞의 '김대건 길(빛의 길)'을 처음으로 개통했다. 2015년까지 정난주 길(7㎞), 김기량 길(8.7㎞), 신축화해 길(10.8㎞), 이시돌 길(18.2㎞) 등 4개 코스를 추가로 개통할 예정이다.
기독교 신앙의 궤적을 따라 제주의 속살을 둘러보는 순례길은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CBS 등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제주시 애월읍 금성교회에서 협재교회로 이어지는 14.1km의 1코스 '순종의 길'을 개통한데 이어 22일 제주 기독교 순례길 2~4코스 등 3개 코스를 추가로 개발, 개통식을 가졌다.
2코스 '순교의 길'은 제주시 한림읍 협재교회~한경면 조수교회~저지오름~저청교회~청수성결교회~평화박물관~이도종 목사 순교 터까지 총 23㎞다. 초기 제주 기독교 교회가 중산간 지역까지 신속하게 전파된 사실을 만날 수 있다.
3코스 '사명의 길'은 제주시 한경면 조수교회를 출발해 순례자교회~용수교회~고산교회~조남수 목사 공덕비에 이르는 길이 21.4km 구간이다. 이 코스는 철새 도래지인 용수저수지, 풍광이 아름답고 어족 자원이 풍부하지만 가슴 아픈 설화가 전해지는 차귀도를 지난다.
4코스 '화해의 길'은 이도종 목사 순교 터~대정교회~강병대교회~모슬포교회~조남수 목사 공덕비 등을 잇는 11.3km다. 제주4.3의 역사속에 순교한 목사와 사랑을 실천한 목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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