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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몰자 위령시설… A급 전범 14명 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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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몰자 위령시설… A급 전범 14명 합사

입력
2013.04.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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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구단시타에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는 일본의 민족신앙인 신도의 사당 중 하나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이들을 기린다는 목적으로 1869년 설립됐다. 1876년 운요호사건부터 1945년 태평양전쟁까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246만여명의 전몰자의 위패를 안치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전역 8만여 개의 신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전쟁에 나가서 죽으면 신으로 부활한다"는 헛된 믿음을 퍼뜨려 국민을 전쟁터로 내몬 대표적인 전쟁찬양시설이다.

수많은 신사들 중 유독 야스쿠니 신사가 일본 정치인의 참배로 외교문제화 하는 것은 일본 정부가 1978년 여기에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등 2차대전 A급 전범 14명을 극비리에 합사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들이 미국 등 연합국의 날조된 재판으로 전범의 오명을 뒤집어 썼다며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에 위패를 안치했다. 한국과 중국 등 일제 침략을 받은 나라들은 일본 정부의 이런 행위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은커녕 군국주의의 부활을 꾀하려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이후 일본 역대 총리로는 1985년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가 주변 국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 외교 마찰을 자초했다. 2009년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야스쿠니 신사는 A급 전범 합사가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내각 차원의 참배를 자제했으나, 지난 해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일부 장관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논란을 일으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006년 재임시절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지는 않았으나 '마사사키'라는 공물을 봉납하는 형식으로 간접 참배했다. 그는 지난 해 10월 자민당 총재로 재취임한 이후 "총리 재임 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한"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추계대제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아베 총리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올해 춘계대제(4월21~23일)에는 마사사키를 봉납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하지만 그는 장관들의 개인적인 참배는 문제삼지 않겠다고 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장관 등 우익 성향이 강한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를 사실상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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