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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쏟아지는 인터넷 시대에 옥석 가려주는 언론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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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쏟아지는 인터넷 시대에 옥석 가려주는 언론 역할 중요"

입력
2013.04.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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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와 학계에서 왕성히 활동했던 원로 언론학자 원우현(71) 고려대 명예교수가 70여 년의 삶을 정리하는 에세이집 를 펴냈다. 그는 경희대 조교수(1973~76)와 고려대 교수(76~2007)로 34년간 후학을 양성했으며, 한국언론학회장 한국PR협회장 등을 지냈다.

원 교수는 2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새롭게 노년을 준비하기 위해 나를 중심으로 과거를 돌아보는 게 가장 소중한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70년대 영구집권을 꿈꿨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언론탄압에 정면으로 맞섰다. 서울대 법대 졸업 후 미국 보스턴대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73년 서른 한 살의 젊은 나이에 경희대 신문학과 조교수로 강단에 선 그는 75년 유신정권에 반발하던 한 일간지 기자들의 해직 사태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등 서울 지역 7개 대학의 언론전공 교수 12명이 실명으로 이 신문에 언론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광고를 냈던 일화는 유명하다. 누구나 정권의 눈치를 보던 때라 실명을 내걸고 정부에 반기를 드는 일이 드물었기 때문에 이 광고는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정의로운 선배 학자들을 따랐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가나다 순으로 학교를 정리하다 보니 공교롭게도 제 이름이 가장 앞에 쓰여서 '경희대 원우현 교수 등 12명'이라고 실시간으로 방송에 계속 나오는 거에요. 집에서도 라디오 방송을 듣고 알게 돼 부모님한테 전화 오고 난리가 났었죠."

그는 온라인 매체가 급성장하고 있는 최근 언론현실에 대해 "정리되지 않은 정보나 뉴스를 보도하는 인터넷과 달리 신문ㆍ방송은 전문적으로 옥석을 가리는 데 좀 더 비중을 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사회적 약자에 더 관심을 갖고, 국민생활과 밀접한 정보 서비스를 극대화해 독자 개인에게 구체적인 실익을 가져다 주는 '복지 저널리즘'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인을 꿈꾸는 20대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경제도 취업도 어렵다 보니 젊은이들이 너무 틀에 박힌 것을 좇고 있어요. 지나치게 안전을 추구하고 있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요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는 유행어처럼 모험을 한 번 해보세요. 꿈을 믿으면 곧 현실이 됩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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