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 등 28개 공기업의 부채가 작년 말 기준으로 4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가채무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잠재적인 국가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21일 정부가 공기업으로 지정해 별도 관리 중인 LH와 한전 한국가스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석유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28개 주요 공기업의 실적 공시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의 지난해 말 총부채는 392조9,5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말의 361조4,204억원보다 31조5,353억원(8.7%)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말 기준 국가채무인 445조2,000억원에 근접했다. 공기업의 부채가 늘어나는 사이 28개 공기업의 자본 총계는 206조8,219억원에서 206조7,608억원으로 뒷걸음질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174.7%에서 190.1%로 15.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8개 공기업 부채의 92%(361조원)를 차지하는 LH 한전 가스공사 도로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석유공사 철도공사 수자원공사의 재무 건전성은 석유공사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악화됐다. 가장 빚이 많은 LH의 지난해 말 총 부채는 138조1,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2011년말 19조2,30억원의 빚을 지고 있던 한국수력원자력의 총 부채는 28.7%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공기업 부채가 한국 경제의 재정 건전성에 상당한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일부 공기업의 경우 디폴트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감당 안 되는 수준으로 부채가 증가하기 전에 정부가 부채 탕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