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북한에 석유를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란은 핵 개발 의혹으로 미국 등 서방에 의해 석유 수출과 금융 거래 금지 등 제재를 받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스탐 카세미 이란 석유 장관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석유·가스 박람회에서 “이란과 북한 정부 간 협상이 진행 중이며 북한의 수입 의지가 확고해 곧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ISNA통신이 보도했다. 협상을 위해 북한 측 석유자원 담당 부처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이란과 북한의 석유 수출입 협상은 서방과 갈등을 겪고 있는 두 나라의 협력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여러 차례 서방을 ‘공동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항해 “한 배에 탔다”고 표현해 왔다.
이란과 북한의 핵 무기 개발 커넥션 의혹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플루토늄 재처리 기술이 없는 이란이 북한에 우라늄 농축기술을 이전해주고 대신 북한의 플루토늄 재처리 기술을 전수받는 등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양국이 맺은 과학기술협정도 핵 커넥션 확대를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유엔은 앞서 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과 관련 부품,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