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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찾은 외국사절, 구내식당 요리에 놀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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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찾은 외국사절, 구내식당 요리에 놀라죠”

입력
2013.04.2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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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오세훈 전 시장 두 분다 제 요리를 잘 드셨어요. 워낙 식성이 좋으셔서 다행이었죠. 최근 박 시장은 건강을 위해 소식을 합니다.”

특급호텔 셰프로 일하다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입사해 5년째 시장단 만찬부터 간담회까지 각종 행사의 요리를 총괄하는 권혁준(42) 주무관의 귀띔이다.

한식을 전공한 그는 스물두 살 이었던 1993년 처음 요리사가 돼 17년 동안 이태원 캐피탈호텔, 종로 세종호텔, 강남 임페리얼팰리스호텔 등에서 셰프로 맹활약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모가 직접 농사지은 야채 등으로 손수 요리를 하는 것을 보고 요리에 흥미를 느꼈다. 그래서 셰프가 됐지만, 친형과 집안 식구들이 공무원 생활을 해 온 것에 영향 받아 2009년 서울시 공무원 계약직에 응시했다. 잘 나가던 호텔 출신 셰프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변신한 것이다.

권 주무관은 “당시 유명한 요리사들은 대부분 강의나 학업 쪽으로 전향하는 분위기였으나 ‘나는 직장을 바꾸는 한이 있어도 현장에서 요리도구를 놓지는 않겠다’고 다짐했었다”며 “호텔을 나와 문화센터나 백화점에서 강의도 해봤지만 현장에서 뛰는 게 가장 적성에 맞았다”고 전했다.

그의 주된 업무는 서울시를 찾는 주요 손님들이나 국정감사 등 큰 행사가 있을 때 내외빈의 음식을 총괄하는 것이다. 그는 “외국 사절단이 왔을 때 시장이 구내식당으로 데려가면 (사절단은)처음에는 실망하다가 내가 만든 코스요리를 맛보고 다들 놀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자체 소속의 ‘요리사 공무원’으로서 고충도 적지 않다. 그는 “호텔 셰프 시절엔 호텔 측이 요리 재료를 알아서 직접 공수해줬지만 서울시에선 한정된 예산에서 내가 직접 재료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1인당 최고 3만원 범위 내에서 대여섯 가지의 코스요리를 매번 새롭게 준비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럴 때 일수록 주변의 칭찬 한마디에 힘이 솟는다. “귀한 손님을 모시는 만찬 자리에서 시장이 직접 저를 거명하면서 자랑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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