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의 전통 쌀엿 마을에는 3대째 전통 엿의 맥을 잇고 잇는 최영례(42)씨 모녀가 살고 있다. 친정 어머니에게 전통 엿을 전수받고 있는 최씨는 여러 해 동안 엿 만드는 일을 해왔지만 아직 어머니의 솜씨를 따라가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어린 시절 영례씨를 외할머니에게 맡겨둔 채 생계를 위해 생업전선에 일찍이 뛰어든 엄마는 여전히 영례씨에게 호랑이 스승님이다. 때문에 툭하면 서운해 하곤 하는 영례씨와 그런 딸이 더욱 강해지기를 바라는 엄마는 하루가 멀다고 다투기 일쑤다.
KBS 1TV가 22일부터 26일까지 5부작에 걸쳐 오전 7시 50분에 방송하는 '인간극장은' 3대에 걸쳐 전통엿을 만들고 있는 최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언뜻 보기에는 억척스러워 보여도 아름다운 꽃과 아기자기한 살림을 좋아하는 천상 여자 영례 씨는 변변한 살림살이 하나 없는 환경 속에서도 아름답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영례씨의 외할머니 고인순 씨(94)는 하나밖에 없는 자식인 윤영자 씨(74)를 남의 손에 맡겨 키웠다. 그리고 고명딸로 태어난 윤영자 씨(74)는 일찍이 남편을 앞세우고 기사 식당, 가정부를 전전했다. 때문에 3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난 영례씨는 외할머니 슬하에서 컸다. 그런 영례씨는 자기 집은 물론 친정 엄마와 시어머니 집의 살림을 도맡아 해야 한다. 게다가 비닐하우스 15개 동에 달하는 딸기 농사를 짓고 전통 엿 만드는 일도 거를 수 없다.
그런데도 그는 언제나 여유만만인 낭만파다. 몇 년 동안 농사에 실패해 비닐하우스 안 컨테이너박스에 살면서도 꽃을 피우고 가꾸는 영례 씨 앞에선 현실이라는 찬 바람도 따뜻한 봄바람이 되곤 한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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