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연착륙에 성공하는 듯하던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뒤늦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패전의 멍에는 쓰지 않았지만 홈런 두 방을 포함해 5실점으로 시즌 3승 수확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았지만 8안타(2홈런)를 얻어맞고 5실점했다. 95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59개였다. 볼넷은 2개. 류현진은 5-5로 맞선 7회말 마운드를 켄리 잰슨에게 넘겨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1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맞으며 최다 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지난 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데뷔전부터 이어 온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행진을 마감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2.89에서 4.01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듯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았다. 95개 가운데 직구는 절반도 안 되는 40개였다. 최고 구속도 91마일(약 146.5㎞)에 그쳤다.
1회초 안드레 이디어의 3점 홈런이 터져 여유를 안고 등판한 류현진이었지만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1회말 첫 타자 닉 마커키스부터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지금까지 왼손타자에게 피안타가 없었던 류현진이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왼손타자에게 허용한 안타다. 1사 1ㆍ2루에서 4번 맷 위터스를 병살로 요리하며 첫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2회 선두 크리스 데이비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다음 타자인 J.J. 하디에게 초구로 가운데로 몰린 시속 140㎞ 직구를 던지다가 좌월 2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3회를 실점 없이 넘긴 류현진은 4회 놀런 레이몰드에게 왼쪽 펜스를 넘기는 1점 홈런을 허용해 4-3으로 추격당했다. 5회에는 삼자범퇴를 유도한 류현진은 6회 다시 찾아온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연속 안타로 무사 2ㆍ3루에 몰린 뒤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타선이 7회초 1점을 뽑아 준 덕에 패전 위기만 모면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경기 후 "내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홈런 2개는 모두 실투였다"며 자책했다. 그는 "초반에 타선이 점수도 뽑아줬는데 지키지 못했고, 팀의 연패를 끊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5-7로 역전패한 다저스는 이어 열린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1-6으로 져 6연패 늪에 빠졌다. 류현진은 26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5번째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