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5ㆍ4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21일 '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에서 정면 충돌했다. 범주류 측 강기정ㆍ이용섭 후보는 자신들의 홈그라운드인 이 곳에서 단일화 카드를 꺼냈고,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후보는 이를 '담합'으로 규정하며 맞받아쳤다.'김한길 대 반(反)김한길'전선이 첨예하게 형성된 셈이다.
당권주자 3인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전남 화순 하니움센터에서 열린 광주ㆍ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각각 자신이 '안철수 효과'를 극복할 혁신의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강ㆍ이 후보는 '호남정치 복원'을 강조하며 단일화 성사를 다짐했다. 강 후보는 "새로운 민주당을 재탄생시키고 분열이 아닌 통합을 이루기 위해 이달 말까지 생각과 가치를 공유하는 단일화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도 "대선 패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꼭 실현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간판만으로 이길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단일화를 앞세운 두 후보의 공세에 맞서 김 후보는 "우리 중 누군가 상처를 낸다면 그것은 곧 민주당의 상처가 될 것"이라며 "친노니 비노니,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것 다 떼어버리고 민주당 명찰만으로 함께 하자"고 응수했다. 김 후보는 앞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범주류 후보 단일화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볼지 큰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범주류 후보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면서 김 후보의 독주 양상으로 흘러온 전당대회 판세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강ㆍ이 후보 측은 이르면 금주 내에 단일화를 이뤄내기로 의견을 접근시켰다. 반면 김 후보를 필두로 한 비주류 진영은 지난해 6ㆍ9 전당대회 당시의 '이ㆍ박(이해찬ㆍ박지원) 담합' 논란을 거론하면서 단일화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날 연설회는 참석률 저조로 맥 빠진 분위기를 연출했던 다른 지역 연설회와 달랐다. 각각 2,000석, 1,000석 규모의 행사장에 청중이 꽉 들어차는 등 열기가 달아올랐다.
광주ㆍ화순=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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