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2년간 본점에서 운영하던 '실버 기프트 편집숍'문을 최근 닫았다. 2011년실버 산업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건강보조식품과 의료용품, 가발 등 패션용품을 한데 모아 연 것인데 예상외로 판매가 저조했던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5060세대를 겨냥했던 것인데 정작 그들은 스스로를 노인이나 실버세대로 인식하지 않고 10세 이상 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며 "젊은 패션, 감성을 추구하는 5060세대들은 대놓고 실버용을 파는 매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렇다면 5060세대들은 어디를 찾는 걸까. 실버매장에서 발길을 돌린 이들은 뜻밖에도 중년을 위한 보정 프리미엄 청바지나 보정 속옷매장,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브랜드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전적 여유를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펴는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 경기침체로 모두가 지갑을 닫는 요즘, 이 액티브 시니어그룹이 가장 왕성한 소비주도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액티브 시니어 시장규모는 2010년 44조원에서 2020년 148조원으로 성장할 전망. 이들 액티브 시니어는 현재 각 유통업체들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GS샵은 최근 50대 이상 전용 온라인몰인 '오아후'를 열었다. 오하우는 '오십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 없는 삶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쇼핑몰'의 줄임 말로 기존 실버 몰과는 전혀 다른 컨셉이다. 온라인몰이지만 고객이 원하면 전화로 상품 상담과 주문, 결제까지 가능하게 했다. 또 상담원이 고객 PC의 원격제어를 통해 쇼핑을 돕는다. GS샵 측은 "5060 고객들이 인터넷 사용은 큰 문제가 없지만 인터넷몰 구입은 꺼린다는 점에 착안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홈쇼핑에서도 액티브 시니어를 공략하는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CJ오쇼핑이 연예인 이휘향씨와 함께 기획한 패션브랜드 '에클레어 바이 휘'는 고객의 80%가 50대 이상인데 지난해에만 100억원의 취급고를 올렸다.
옥션에서는 지난해 50대 구매율이 전년보다 15%나 늘었는데, 특히 가구·인테리어(25%), 노트북·태블릿PC(45%), 주방용품(40%)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유한킴벌리는 아예 액티브 시니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문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0월 요실금 때문에 외출을 꺼린 이들을 겨냥한 '디펜드 스타일 팬티'를 선보였는데 3월말 7만건이 넘는 고객 문의가 접수됐다. 회사 측은 또 소기업들과 액티브시니어 생활용품 사업을 공동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10월부터 체형보정 프리미엄 청바지인 'NYDJ'를 들여왔다. 뱃살 제거 수술 청바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인데 30여개국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으로 50대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 또 2030세대를 겨냥한 체형보정 속옷인 '스팽스'는 지난해 2월 평촌점에 입점했는데 오히려 50대 이상에서 인기를 끌면서 월평균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말에는 영등포점에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자라, 유니클로, 갭 등 SPA에서도 50대 여성 고객들의 매출은 40%씩 신장하며 매출 견인을 하고 있다.
■ 액티브 시니어란 외모나 건강에 관심이 많고 소비와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50~60대를 지칭한다. 여유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요구도 크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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