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활동은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보편화하면서 본격화했다. 보안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독일 정부 통신망을 고의 해킹한 카오스 컴퓨터 클럽(1981년 결성),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운영체제 윈도의 취약점을 이용한 해킹도구 백오리피스를 만든 미국의 cDc(1984년 결성) 등이 초기 해커 그룹에 속한다.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해커그룹은 북한 관련 사이트를 잇달아 해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어나니머스(Anonymous)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4chan을 기반으로 2003년 출범한 어나니머스는 17세기 영국 무정부주의자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상징으로 삼아, 표현의 자유 보장과 인터넷 검열 반대를 주장하며 국가기관과 특정 집단 등을 상대로 활동해왔다. 2008년 영상물을 검열하려 했던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교, 2010년 폭로사이트 위키리크스의 기부금을 막은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를 공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동성애를 금지한 우간다 정부 사이트와 가자지구를 공격한 이스라엘 정부 사이트를 해킹하기도 했다.
어나니머스에서 갈라져 나온 룰즈섹(LulzSec)의 활동도 큰 주목을 받았다. '돈 때문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해킹한다'고 자부하는 룰즈섹은 2011년 소니사 데이터베이스 해킹, 같은 해 미 중앙정보국(CIA) 웹사이트 접속 차단, 미 연방수사국(FBI) 지부 사이트 해킹 등을 자행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미 수사당국의 강력한 단속으로 주동자가 잇달아 체포되면서 현재 사실상 조직이 와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중국 해커집단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1997년 창설된 중국 첫 해커집단인 녹색병단, 1999년 미국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 사건 이후 결성된 홍커연합 등의 그 예다. 중국 정부가 조직적으로 해커부대를 운용한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올해 2월 미국 보안업체 맨디언트는 중국 인민해방군 사이버사령부가 중국발 해킹의 배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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