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와 삼성카드가 각각 알파벳과 숫자로 신용카드 체계를 사용자가 알기 쉽게 정리한 데 이어, NH농협카드도 비슷한 '틀 잡기'에 착수했다. 신용카드의 복잡한 혜택 분야 및 수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카드 체계 정비를 위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예컨대 쇼핑 분야에서 할인혜택을 많이 해주는 A카드에 플러스(+)가 붙은 A+카드는 연회비가 조금 더 비싼 대신 더 큰 할인 폭을 제공하는 식으로 이용자가 쉽게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드이름도 할인되는 분야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정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2003년부터 알파벳을 앞세운 상품 라인을 구축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카드M은 자동차 외식 쇼핑 등의 여러(Multiple) 분야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아 영문의 앞 글자를 카드 이름으로 삼았다. 또 주유 특화카드는 '현대카드O(Oil)', 항공마일리지 적립 등 여행 관련 서비스에서 혜택을 많이 주는 카드는 '현대카드T(Travel)'이다. 여기에 뒤에 숫자가 붙으면 그 분야에서 더 많은 할인폭이 제공된다.
삼성카드 역시 2011년 숫자와 기호로 상품 체계를 단순화 했다. 숫자는 대표 혜택의 종류 수, '+'는 추가 혜택의 의미다. 이런 단순함이 큰 호응을 얻으며 현대카드M는 단일카드로는 최다 유효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카드 숫자시리즈는 출시 1년 반 만에 200만장 가까이 팔렸다.
카드 사용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신용카드 종류 때문에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정 가맹점 제휴 카드를 제외하고도 주요 카드사들은 40개에서 많게는 90개까지 이름이 제각각인 카드들을 출시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외환카드 씨티카드 등의 항공마일리지카드의 종류만 10가지에 달한다.
신용카드 포탈사이트 카드고릴라 관계자는 "전문가들도 일일이 개별 카드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알파벳 기호 숫자 등으로 단순화해 상품을 만들어내면 소비자들은 좀 더 쉽게 상품을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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