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탈북한 여간첩이 넘긴 정보로 인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정보원들이 북한 보위부에 체포되는 등 대북 정보망이 일부 뚫렸던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19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윤강열)에 따르면 북한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던 A(43)씨는 2009년 5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중국행을 알아보던 중 보위부 직원으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간첩활동을 제안 받았다. A씨는 정보원 교육을 받은 뒤 2010년 10월 '대한민국 정보기관 연계망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보위부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중국 단둥으로 입국했다. A씨는 2011년 2월까지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한국 정보기관 요원과 정보원들의 정보를 탐지하고 수집해 북한 보위부에 보고했다. A씨가 파악한 정보에는 한국 정보기관 직원들의 연락처와 신상 정보, 동향 뿐만아니라 정보기관에 협력하는 북한 주민 신상 정보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 때문에 A씨에 의해 북한에 전달된 정보로 당시 한국을 위해 일하던 북한 국적 정보원 1명이 보위부에 체포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귀순을 요청,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가 국가정보원 등의 조사 과정에서 위장 탈북 사실이 들통나 간첩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집해 전달한 정보로 한국 정보기관의 정보원이 보위부에 체포돼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등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했다"며 A씨에게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을 선고했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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