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36ㆍ박재상)의 신곡 '젠틀맨'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12위에 곧바로 진입하고 유튜브의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1억 4,000만회를 돌파한 가운데 KBS가 이 뮤직비디오에 대해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SBS는 문제가 된 장면에 대해 '12세 이상 시청 가능' 판단을 내려 판정 기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심의를 위해 1분 19초짜리 편집본을 지상파 3사에 제출했다. 싸이가 주차금지 표지판을 발로 걷어차는 장면에 대해 KBS가 '공공시설물 훼손에 해당한다'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린 반면, SBS는 '부적격 판정을 내릴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12세 이상 시청 가능으로 결론 내렸다. KBS 심의실은 이 뮤직비디오의 선정성에 대해선 '15세 이상 가능'으로 판단했다. MBC는 아직 심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유튜브는 이 같은 심의 규정과 무관하다. 미국 현지 법을 따르는 사이트인 데다 미국 마케팅을 담당하는 유니버설뮤직이 자체적으로 정한 등급을 따르기 때문에 시청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때문에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제도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KBS는 지상파 3사 중에서도 엄격한 심의 규정을 적용해 왔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 이효리의 '치티치티 뱅뱅' 뮤직비디오다. KBS는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운전하는 장면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방송 불가를 결정했지만, MBC는 15세 이상, SBS는 12세 이상 판정을 내렸다.
YG는 KBS의 '젠틀맨' 뮤직비디오 심의 결정을 따르되 재심의를 신청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YG 관계자는 "KBS의 심의 기준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도 없고 해당 부분을 수정해 다시 심의를 받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여론도 KBS의 심의 기준이 "지나치다" "구태의연하다"는 반응이 많다.
한편, '젠틀맨'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3일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17일 오전 조회수 1억건을 돌파한 이후 18일 오후 1억 4,000만건을 넘어섰다.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는 12위로 첫 등장했다. 발매 후 이틀간의 성적만으로 낸 결과다. 최근 유튜브 조회수가 순위 집계 기준에 포함됐기 때문에 일각에선 '젠틀맨'의 1위 등극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빌보드는 "다음 주면 1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