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맛·재료·신뢰·서비스의 4중주 70년간 명맥 이어온 비결이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맛·재료·신뢰·서비스의 4중주 70년간 명맥 이어온 비결이죠"

입력
2013.04.18 12:09
0 0

"수십 년 동안 한 우물을 파는 건 쉽지 않습니다. 기본과 원칙을 고수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된 동력인 것 같아요."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지하1층 식품매장의 가운데 자리는 줄을 길게 늘어선 쇼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이들이 오랜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고 사려는 건 빵이었다. 국내 1호 빵집인 전북 군산의 '이성당' 빵 맛을 보려고 모여든 것이다.

'이성당'은 무대를 서울로 잠깐 옮겨 15일부터 일주일 간 특별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긴 줄을 서고도 양껏 살 순 없다. 인기 상품인 단팥빵은 1인당 5개, 야채빵은 3개로 한정돼 있다. 첫 날 매출액이 3,000만원이나 됐다.

이성당 김현주(51)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판매하는 거여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찾아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성당은 '100년의 빵'을 내걸고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그만큼 역사가깊다는 뜻이다.

1920년 군산에 일본인이 운영하던'이즈모야'라는 화과점을 45년 해방 후 한국인이 인수해 '이성당'이 됐다. 이후 김 대표의 시부모가 운영해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서 70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80년대 후반 남편인 조성용 대두식품 회장과 결혼하면서 이성당과 인연을 맺었다. 이성당의 산증인인 셈이다. "어떻게 매번 장사가 잘 될 수 있었겠어요? 롤러코스터를 타듯 풍파도 많이 만났어요. 그럴때마다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빵집 때문에 동네빵집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성당의 성공은 '신화'로 불린다. 김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을터. 오랜 세월 성공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군산에서 수십 년 한 자리를 고수했던 게 1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줬던 것 같아요. 기본은 역시 맛이고요. 더 좋은 맛을 위해서 좋은 재료와 레시피를 연구하는 건 당연합니다. 마지막은 서비스에요. 가격도 서비스에 포함되는 데, 적정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만족도를 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원칙은 이성당을 군산의 명물로 자리 잡게 해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장소가 됐다. 매일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빵집이 되면서 연 매출 80억원을 올린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비법을 알려달라고 찾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에게 조리실 문을 걸어 닫을 필요는 없다"는 김 대표는 맛있게 빵 만드는 기술을 기꺼이 공개하고 있다.

"무엇을 하든 사람이 가장 큰 재산입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으니까요. 손님도, 70여명의 이성당 식구들도 모두 소중합니다. 빵 만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손님들을 존중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오래 빵집을 할 수 있었겠어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