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잇단 양적완화로 인한 환율 갈등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열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G20 회의를 앞두고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금과 같은 돈 풀기 경쟁을 방치할 경우, 조만간 세계가 더 큰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IMF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미국, 일본, 유로존 중앙은행들이 시행 중인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은 장차 세계적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신용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또 "세계 금융위기가 더 만성적인 국면으로 바뀔 수 있다"며 "금융 여건이 악화되고 불안정성이 반복적으로 재발되는 게 만성화의 징후"라고 경고했다.
IMF는 다만 최근 세계경기의 불안세를 감안할 때,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호세 비니알스 IMF 금융안정 부문 책임자는 "연일 먹구름이 이어졌던 글로벌 금융시장에 봄이 왔고 이전보다 맑은 날이 잦아졌다"면서도 "치료 중인 환자에게 약을 중단해선 안되지만 약의 부작용에는 언제나 대비해야 한다"고 비유했다.
IMF는 이어 현재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이 끝나고 이른바 '출구전략'이 시행될 때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부담 가중, 대출시장 동요,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이탈 등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은행 구조조정이 상당히 이뤄져 당국이 이제는 통화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회복세가 매우 초기 국면이긴 하지만 신용 사이클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신용 질의 악화가 이미 관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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