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방러 길에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
이달 말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러시아 방문길에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통 큰 경제외교를 통해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러시아 외교를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다.
17일 니혼게이자이(日經)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8일 출국해 다음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30일 귀국한다. 이번 방문에는 도시바(東芝), 미쓰비시(三菱) 중공업 등 50~6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아베 총리는 동행 기업인들을 총리관저 주도로 모집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방러 길에 풀어놓을 보따리도 푸짐하다.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과 러시아 국영 대외경제은행,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등 3자 공동출자로 러일공동투자플랫폼을 설치, 일본 기업이 러시아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기금을 만들 예정이다. 에너지, 의료, 식품, 도시개발 등에 투입될 이 기금의 규모는 최대 2,000억엔(2조2,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의료, 식품은 아베 정권이 수출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다.
일본은 또 극동 지역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도 적극 투자, 최근 이 지역에서 부쩍 열을 올리는 중국 기업에 대항할 계획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극동 지역에서 중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경쟁을 유도하면 자원을 더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다.
관련 전문가는 “북방영토 반환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푸틴이 다시 러시아 대통령이 된 뒤 일본 정치권에 더 적극적인 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러시아를 택하는 등 친러 정책을 펴고 있어 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경제 외교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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