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방영된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행정부 내에서 혼선을 일으킨 대북 대화 원칙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변화보다는 집권 1기 때의 원칙과 전략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해 보상을 거부하는 전략은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집권 2기 대화 원칙을 밝혔다. 그는 “내가 취임한 이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를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의 의지를 먼저 보여야 한다는 지금까지 대화 조건도 다시 확인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 미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과 대화할 수 있는 문은 열려 있다”면서 “북한은 반드시 새 지도자 김정은과 그의 전임자들(김정일 김일성)이 보여줬던 도발적 행동을 먼저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집권 2기 대북 전략의 변화를 부인함에 따라 사견을 전제로 대북 정책의 궤도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존 케리 국무장관의 대화ㆍ협상 외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케리 장관은 14일 일본 방문 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진창에 빠져 어떤 일을 할 기회를 허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을 적극 관리할 뜻을 내비치면서 대북 특사 파견 또는 북미 직접대화를 시사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비록 구체적인 대화 조건을 말하지 않았지만 대화를 언급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 “북한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장착해 발사할 능력이 없다”며 “현재 정보분석에 근거할 때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국방정보국(DIA)이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인정한 이후 빚어진 혼선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리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한반도의 비상상황에 대비해야 하며, 그것이 최근 미사일방어(MD) 체계의 배치를 재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처음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불안정하냐’고 묻는 질문에 “나는 심리학자가 아니다”고 답해 김 위원장을 말보다는 행동으로 판단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패턴은 그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과거에 했던 것과 동일하다”면서 김 위원장을 향해 “당신은 식탁 위의 숟가락을 집어 던지고 나가 버려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수주에 걸쳐 추가 도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해결책 논의에 동의하기까지는 도발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이번 인터뷰는 15일 보스턴 마라톤 테러 직전에 이뤄졌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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