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라서 호흡도 잘 맞고 고민이나 남들에게 하지 못 했던 말을 할 수 있어 좋아요.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다 보니 그런 걸 말해버리는 단점도 있죠."
최근 방송이 끝난 SBS 'K팝스타2'에서 우승을 차지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이찬혁(17)군은 "아직도 얼떨떨하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하고 있어서 그걸 좋아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생 이수현(14)양은 "음악을 꾸미거나 장식하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래했기 때문에 우리를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악동뮤지션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자작곡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찬혁군이 작곡한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라면인건가', '크레센도' 등은 연이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5년 전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몽골로 이민 가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하며 음악을 독학했다는 점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처음엔 공부 시간이 많아서 저희도 부모님도 힘들어 했어요. 그러다 스스로 시간표를 만들면서 자유시간도 많아지고, 노래하는 시간, 작곡하는 시간이 많아졌죠."(이찬혁)
이군이 작곡을 시작한 건 겨우 1년인데 벌써 54개의 곡을 만들었다. "작년 1월에 시작했어요. 그전엔 노래도 못하고 작곡은 생각도 못했죠. 아는 형이 작곡하는 게 좋아 보여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진지하게 하고 있어요." 그는 "'다리꼬지마'에 대한 친구들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K팝스타2' 이후 칭찬을 많이 받아 감개무량하다"고도 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이군과 달리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해서 항상 장기자랑에 나가 노래하곤 했다"고 했다. 오빠의 노래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를 남겼다. "신선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자기 색깔이 너무 강한 게 단점이죠."
남매는 아직 소속사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군은 "세 회사(SMㆍYGㆍJYP엔터테인먼트) 모두 장점이 달라서 잘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우리 음악을 같이 고민해주고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문성현(성신여대 영문 4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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