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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파문… 금융당국 공매도 재검토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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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파문… 금융당국 공매도 재검토키로

입력
2013.04.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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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세력에 지쳐 보유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주장의 진위를 놓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서회장의 발언 이후 17일에는 셀트리온 소액주주와 정치권까지 나서 공매도 제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 세력이 불공정한 행위로 시장 흐름을 끊어 놓았다는 정황을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공매도와 주가하락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며 주가는 회사의 실질가치를 끌어올려야 해결될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서 회장의 주장과 달리 올해 누적 공매도 1위는 셀트리온이 아니라 현대산업개발이었고, 이 회사의 주가는 상승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5일 기준) 셀트리온의 누적 공매도 비중은 6.29%로, 전체 주식시장에서 16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공매도 비중이 셀트리온의 두배가 넘는 15.65%로, 누적 거래대금 6,856억원 가운데 1,074억원이 공매도 관련 금액이었다. 아모레퍼시픽(12.78%), 현대미포조선(12.78%), 포스코(10.79%) 등도 공매도 비중이 10%를 넘었다. 삼성전자의 공매도 비중도 5.21%에 달했다. 공매도는 다른 투자자에게서 주식을 빌려와 판 뒤 나중에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매매 방식이라 투자자는 추후 주가가 내려가야 수익이 난다. 이 때문에 건설ㆍ조선ㆍ화학ㆍ철강 등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낸 산업들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것이다.

하지만 공매도 비중이 높다고 모두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도 아니다. 현대산업 주가는 올해 들어 0.91% 올랐고 공매도 비중이 8.52%였던 한라비스테온공조는 무려 20.08% 상승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10.23% 떨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는 주가와 연결된 파생상품을 거래하면서 혹시 발생할 손해에 대비하기 위해 기관 등에서 많이 이용한다”며 “공매도 비중만으로 거래를 문제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셀트리온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이번 기회에 공매도 제도 전반을 검토해 볼 계획이다. 현재 시장 전체적으로 판단하거나 업종별로 공매도 금지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개별종목으로까지 확대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개별주 공매도 금지가 오히려 시장의 가격결정 기능을 제한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개별주 공매도를 제한하는 조치가 세계적으로도 한번도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공매도 투자자들은 현재가보다 높은 가격으로만 매도 주문을 낼 수 있어 설령 공매도가 몰린다고 해도 당장 시세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며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기업들은 대부분 실적 부진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들이며, 셀트리온도 실적이 입증되면 자연스레 공매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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