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마침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한화는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5회말 김태균이 1사 1루에서 쏘아 올린 좌월 2점짜리 홈런포로 역전에 성공하며 6-4,첫 승에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시즌 개막부터 이어오던 13연패의 지긋지긋한 사슬을 끊는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부터 이어진 14연패 사슬도 끊었다.
김태균은 3-4로 뒤지던 5회말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가 던진 140km의 컷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 당겨 좌월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올 시즌 첫 개인 홈런이자 대전구장 첫 홈런이었다. 김태균이 친 공이 좌측 담장을 넘어가자 한화의 덕아웃은 물론 6.524명의 관중은 축하의 함성으로 하나를 이뤘다. 원정팀 덕아웃에 앉은 NC 팬들도 한화의 첫 승만큼은 야유 대신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덕아웃 안쪽에 앉아있던 김응용 한화 감독의 촉촉한 두 눈이 야구장 전광판에 잡히자 관중들은 "울지마, 울지마"를 외쳤다. 하지만 그런 팬들도 울었다. 마침내 첫 승을 했다는 감격에 응원단 쪽에서는 서로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백전노장의 승부사''우승청부사'라는 수식어가 붙는 '코끼리' 김응용(72) 감독이 힘겨웠던 13연패를 끊고 눈물을 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 10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해태·삼성 감독 시절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다.
한화의 코칭 스태프들은 경기가 끝나자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하며 감사를 전했다. 지긋지긋한 연패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던 코치들은 후련하다는 듯 서로 인사를 나눴다.
한화는 김태균의 홈런으로 1점차 역전에 성공했지만 불안한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6회말 이대수가 좌월 2루타를 때려 2루에 있던 이학준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1점을 추가, 한숨을 돌렸다.
이날 한화는 1회 초반 3점을 먼저 NC에 내줘 연패 탈출이 쉽지 않을 듯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1회 초 좌익수 정현석이 포구 실책과 바티스타의 제구 난조로 연패를 이어갈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3회 김태균의 우중간 적시타가 터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선발 바티스타는 무릎 아래로 빠르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앞세워 3∼4회 5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초반 대량 실점했지만 5.2이닝 11삼진 4실점으로 팀의 첫 승리투수가 됐다. NC는 13~14일 첫 연승을 이어갔지만 9패째(3승)를 기록했다
김응용 감독은 경기 후 "사실 3~4게임 이길 수 있었는데 많이 꼬여서 연패를 했다. 오늘도 4점을 뺏겨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수들의 연속타가 나와 이길 수 있었다"며 "감독 생활을 20여 년 이상 해봤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얼떨떨하다. 첫 승을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개인 최다 연패 기록도 13경기로 늘어나 체면을 구겼던 김응용 감독은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이던 10월4일 두산전 이후 3,116일 만에 개인 통산 1,477승째를 거뒀다.
넥센은 부산 롯데전에서 이성열의 홈런포를 앞세워 7-4 역전승을 거두었다. 넥센은 8승6패가 됐고, 롯데는 5연승 후 5연패(1무)의 부진에 빠졌다. SK는 포항 삼성전에서 최정의 홈런에 힘입어 8-3으로 이겼다.
광주에서는 KIA가 LG를 5-2로 꺾고 다시 단독 선두(8승3패)가 됐다. LG는 3연승을 마감했다. KIA 선발 양현종은 5.2이닝 4안타 6볼넷 3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나지완이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광주=성환희기자 hhsung@hk.co.kr
대전=이현아기자 lalal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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