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의 기세가 마치 폭주 기관차 같다. 정규리그 막판부터 '13연승 열차'를 타더니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연승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3연승으로 통산 네 번째 챔프전 우승을 눈 앞에 뒀다. 통틀어 19연승이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SK의 드롭존 수비도 모비스 앞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모비스는 1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2 ~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SK를 68-62로 제압했다. 원정 1, 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쓸어 담은 모비스는 우승에 1승 만을 남겨뒀다. 역대 챔프전에서 3연승을 거둔 팀은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모비스가 자랑하는 '투 가드' 양동근(8점 6어시스트)과 김시래(12점 3리바운드)가 앞 선에서 경기를 조율하고 리카르도 라틀리프(13점 6리바운드), 문태영(12점 7리바운드 4스틸)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을 쌓았다.
모비스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다. 1쿼터를 19-14로 앞선 모비스는 2쿼터에 김시래가 6점, 박구영이 3점슛 1개를 포함해 5점을 올려 점수 차를 벌렸다. 3쿼터 들어 모비스는 문태영의 연속 4점과 김시래의 미들슛을 묶어 45-30으로 멀리 달아났다. 4쿼터에는 센터 함지훈이 6점을 몰아쳐 SK의 추격을 뿌리쳤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후 "4쿼터에 슛 성공률이 저조해 어렵게 풀어갔는데 수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 됐다"며 "선수들이 SK의 드롭존 수비에 적응이 되면서 잘 깨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챔프전은 오늘부터다. 이제 1차전을 이겼다는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SK는 드롭존 수비가 무너지자 공격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팀 플레이가 아닌 개인 플레이가 난무했다. 모비스의 투 가드에 맞서기 위해 김선형-주희정을 동시에 내보냈지만 효과는 없었다. 코트니 심스가 23점 10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주포인 애런 헤인즈가 7점에 묶인 것이 뼈아팠다. 충격의 3연패를 당한 SK는 벼랑 끝에 몰렸다.
양 팀의 4차전은 17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한국농구연맹(KBL)은 이날 재정위원회를 열고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오심을 한 심판들에게 징계를 내렸다. 2차전 주·부심을 맡은 박웅렬, 이해건, 강민호 심판은 챔피언 결정전 잔여 경기 배정 정지와 제재금의 징계를 받았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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