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보멜라(59) 국제기자연맹(IFJ) 회장이 1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직 언론인 복직, 공영 언론사 사장 선출시스템 개선 등 국내 언론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15일 개막해 21일까지 열리는 세계기자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보멜라 회장은 이날 공개서한 형식의 성명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해직 언론인들의 즉각 복직과 MBC 후임사장 선출, 배석규 YTN 사장 퇴진을 포함한 공영 언론사의 투명한 사장 선출시스템 확립에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부 비판 목소리를 제거하기 위해 친정부 인사들을 언론기관에 임명하고, 이들은 정부의 언론 개입에 저항한 언론인 17명을 해고했다"면서 "IFJ와 전세계 180개 소속 조직은 이 같은 문제에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성명서 발표에 앞서 보멜라 회장은 YTN 노종면 조승호 우장균 정유신 기자와 MBC 박성호 기자, 최승호 PD 등 해직 언론인 6명을 초청, 한국 언론계의 문제점을 들었다. MBC 관계자는 "3주 전 김재철 사장이 해임됐지만 변한 것은 없다"면서 "아직도 후임사장 선임 움직임이 없는 것은 이 체제를 유지하려는 정부, 여당의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TN 관계자는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문건에서 '노조에 적대적인 행동을 한 배석규 사장을 YTN 사장에 임명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보멜라 회장은 "현재 한국 언론계 문제의 원인은 분명히 정부 쪽에 있다"면서 "IFJ는 항의 성명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한국의 언론 정상화를 위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IFJ는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세계대회를 비롯, 각종 국제 행사를 통해 한국 언론계의 문제를 세계에 알릴 방침이다.
한편 올해 처음 열린 세계기자대회엔 영국 일간 가디언, 독일의 공영방송 ARD, 중국 신화통신ㆍ인민일보, 일본 NHKㆍ아사히신문 등 세계 74개국 110명의 현직 기자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15일 최근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남북한의 즉각적인 대화를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기자 선언'을 채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즉각적인 대화 국면이 조성돼야 한다"며 "북한은 도발적, 위협적 행동을 자제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국 언론인들은 행사 기간 '디지털미디어 시대, 언론의 미래는', '디지털미디어와 저널리스트 역할 변화'를 주제로 논의한다. 독도와 비무장지대(DMZ) 등 한반도 안보현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보멜라 회장은 벨기에 출신으로 영국 가디언, 트리뷴 등에서 건강ㆍ보건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프리랜서 기자로 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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