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한 영미 로펌 16곳의 한국사무소를 진두지휘하는 선봉장은 대부분 한국계 외국변호사다. 해외 유명 로스쿨 출신인 이들은 유창한 영어 실력과 화려한 네트워크로 무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세대별로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우선 1990년대 초반 미국 대형 로펌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입사한 변호사들이 1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을 거울로 영미 로펌 업계에 뛰어든 뒤 한국의 IMF사태를 겪으며 전문성을 인정받은 2세대,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한국사무소에서 경험을 쌓고 있는 3세대가 있다. 한국사무소에는 이들 세 세대가 모두 들어와 경합하고 있다.
1세대를 대표하는 이는 이인영(맥더모트 윌 앤 에머리), 김용균(롭스 앤 그래이), 이용국(클리어리 가틀립), 박진혁(심슨 대처), 박진원 강성룡(오멜버니 앤 마이어스) 변호사다. 해외유학 1세대로 하버드대 로스쿨 등을 나온 이들은 해외에서 오래 활동하다가 한국사무소 대표를 맡았다.
IMF사태 이후 활동이 두드러진 2세대의 대표 주자로는 이원조(DLA 파이퍼), 손영진(심슨 대처), 김현석(클리포드 찬스) 변호사가 꼽힌다. 이들도 1세대와 마찬가지로 해외 로스쿨을 수료한 뒤 영미 로펌 본사에서 두각을 나타내 한국사무소를 맡았다. 3세대 역시 영어와 한국어에 두루 능통한 해외 유명 대학 출신들이 대다수다.
한국계 외국변호사의 상당수가 유력ㆍ유명 인사의 자제들인 점도 눈에 띈다. 이용국 변호사는 이시영 전 UN대사의 아들, 강성룡 변호사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아들, 박진혁 변호사는 박수길 전 UN대사의 아들이다. 이원조 변호사는 박영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남편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석우 카카오톡 대표의 동생인 이석준 변호사(클리포드 찬스)가 한국과의 남다른 인연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고위공직자 자제가 많은 것은 해외 로펌들이 이들의 폭넓은 정ㆍ관계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법무부에 등록된 영미 로펌의 외국법자문사(외국변호사)는 38명이다. 미등록 실무 변호사까지 포함하면 80여명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상당수 영미 로펌들은 연내 2배 이상의 인력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5명인 폴 헤이스팅스의 경우 10명의 상주 변호사가 근무할 수 있는 사무실 공간을 이미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연내 외국법자문사가 150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법자문사를 변호사 자격 취득 지역별로 분류하면, 월가가 있는 미 뉴욕주 출신이 2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 캘리포니아주(5명), 영국 웨일스(5명), 미 일리노이주(2명), 미 워싱턴 DC(2명), 영국 스코틀랜드(1명) 출신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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