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은 16일 "서울중앙지검장이 총장에게 해오던 독대 형식의 주례 면담보고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열린 주례 간부회의에서 "그동안 권한의 위임과 결과에 대한 책임, 자율성 등을 강조해왔다"며 "같은 맥락에서 이번 주부터 주례 면담보고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필요하다면 일선 지검장과 수시로 만나 소통할 계획이며 이 경우 단 둘이 만나는 것보다 대검의 주요 부장은 물론 주임검사까지 참석해 의논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총장은 1992년부터 서울중앙지검장과 매주 화요일 주례 면담보고를 통해 독대,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해 왔다. 대검 관계자는 "주례 면담보고 폐지는 총장과 지검장과 독대 자리를 없애 수뇌부의 결정 과정을 내부에도 투명하게 공개,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경우 지난해 횡령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에 대해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양형기준보다 낮은 4년 구형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안팎의 질타를 받는 등, 주례 면담보고는 검찰총장의 사건 개입 통로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채 총장은 다만 "사건 처리에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취지로, 사회적 이목을 끌 만한 사건은 수사 진행상황 등을 대검에 철저하게 보고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채 총장은 또 "검찰개혁자문위원회를 출범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신속하고 강력하게 검찰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법령 개정 없이 가능한 과제는 늦어도 5월말까지 완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날 법무부는 연내 폐지되는 대검 중수부의 대안으로 '제도특검'을 운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며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도특검은 상시적인 특검법을 제정한 뒤 정치적 의혹이 있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토록 하는 제도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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