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관광객이 제주를 여행 목적지로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연경관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쇼핑과 의료관광 등 고급관광상품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를 방문했던 외국인 관광객 5,069명을 대상으로 제주여행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 제주를 여행목적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자연경관'이 40.9%로 가장 많았고, 휴양과 휴식(14.8%), 문화체험(9.9%), 음식탐방(5.3%), 쇼핑(5.1%) 등이 순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들 중 중국인은 40.8%, 일본인은 27.9%가 자연경관을 우선 고려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방문목적이 쇼핑이라고 대답한 중국인 관광객은 9.4%에 머물렀고 한류방문과 문화체험은 각각 6.7%, 6.1%에 불과했다. 일본인 관광객도 음식탐방이 11.6%, 한류방문 6.1% 등 문화·테마 관광의 방문목적 비율은 매우 낮았다. 모든 국가에서 제주의 자연경관을 가장 우선시했으나, 자연경관과 휴양 및 휴식, 문화체험 이외의 항목에서는 국가 간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응답한 외국 관광객의 71.3%는 성산일출봉 방문이 주요 관광이었다. 국적별로는 홍콩 89.4%, 대만 86.4%, 중국 84.4%, 일본 63.5% 순이었다. 한라산이 주요 일정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33.8%나 됐다. 그러나 외국 관광객의 도내 주요 방문지 5위 안에는 쇼핑과 회의 등 체험·테마형 관광과 관련된 장소는 거의 없었다. 산업시찰 회의 업무(비즈니스 관광)는 응답자의 4%만 체류 일정에 있었고, 레저·스포츠는 2.1%, 공연·축제는 0.8%만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 여행에서 외국인들의 1인 평균 지출액은 149만1,400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중국인이 215만8,700원, 일본인 188만1,700원, 홍콩 187만2,900원, 대만 171만5,400원, 베트남 147만5,400원 등의 순이었다.
여행 형태로는 패키지 이용객이 51.9%로 가장 많았다. 개별여행은 31.1%, 에어텔(항공권과 호텔만 예약하는 여행상품) 16.9% 순으로 집계됐다. 패키지 여행객의 제주 여행 경비는 평균 139만7,000원으로 개별 여행객 118만5,700원에 비해 21만원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김영남 제주대 산학협력단 선임연구원은 "내국인의 경우 레포츠 관광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으나 외국 관광객은 여전히 유람 관광에 머물러 저비용 관광 상품만 나올 우려가 많다"며 "쇼핑과 의료 관광, 체험관광 등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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