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10척 중 4척은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글로벌 조선업의 침체 속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의 통계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조선업체들이 올해 1~3월 256만CGT(수정 환산톤수)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660만CGT)의 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1분기 전 세계 발주량(580만CGT)의 36%인 209만CGT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물량 면에서 22.5% 늘어난 규모다.
이 같은 수주실적은 탱커(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이 주도했다. 친환경 고연비 선박으로 선주들로부터 경쟁력을 인정받은 국내 조선소의 중형급(5만톤급 내외) 탱커가 세계 탱커 발주물량(180만CGT)의 57%(103만 CGT)를 차지했다. 세계에 발주된 LNG선 8척과 드릴쉽(시추선) 1척, 해양플랜트 1기는 국내 조선소가 전량 수주했다.
다만 금액 기준으론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 전년 동기 대비 31.8%나 줄어든 56억8,000만 달러 수주에 그쳤다. 선박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데다 고부가가치 선종인 해양플랜트와 LNG선 등의 발주량 자체도 워낙 적었기 때문. 선가 동향을 나타내는 신조 선가지수는 2008년 8월 190포인트에서 2009년 12월 138포인트, 2011년 139포인트로 떨어졌고, 작년 11월부터는 126포인트 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선박류 수출도 작년 1분기(122억2,000만달러)보다 26% 감소한 89억9,200만달러(잠정치)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008년 이전 조선업 호황기 때의 선박 공급과잉과 2010년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선박금융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조선시황의 회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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