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년 철도역사상 300만㎞ 무사고 운전자가 처음 나왔다.
주인공은 코레일 서울고속철도기관차 승무사업소 박병덕(58) KTX기장. 그는 16일 서울역에서 정창영 사장에게 무사고 운전 300만㎞ 돌파를 신고했다. 코레일은 박 기장에게 사장 표창과 포상금 1,000만원을 수여했다.
300만㎞는 지구둘레(4만㎞)를 75바퀴를 돈 거리로, 서울-부산(423.8㎞)을 3,539회 왕복한 셈이다. 현재 그의 뒤를 이어 무사고 300만㎞ 달성이 예상되는 기관사는 3명 있지만 6년을 기다려야 한다.
박 기장은 1975년 20세 때 부기관사로 철도 인생을 시작해 9년만에 기관사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열차 운전에 나섰다. 그는“어렸을 때 집이 대전역 부근에 있어 증기기관차를 많이 보면서 기차와 친근감을 가졌다”며“친구가 기관사 시험을 보러가는데 같이 가자고 해 따라갔다가 친구는 떨어지고 나만 붙었다”고 입문 동기를 밝혔다.
통일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를 주로 운전하던 그는 2003년 KTX기장으로 임용됐다. 2004년 4월1일 개통식에서 첫 열차를 조종하는 영광도 가졌다.
무사고 기록이 깨질뻔한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20여년전 통일호를 몰고 천안~직산 사이를 지날 때 열차 후미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다음역에서 해당 객차를 분리한 후 운전한 적도 있다. 그는“기관사는 언제나 주변을 살피고 문제가 생기면 본능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후배들에 충고의 말도 전했다.
6월 정년퇴직을 앞둔 그는“그 동안 사회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봉사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기회가 된다면 문화관광해설사나 숲 해설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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