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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아직 조용… 미국내 반정부 급진세력 소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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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아직 조용… 미국내 반정부 급진세력 소행 가능성

입력
2013.04.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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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테러의 배후는 일단 미국의 내부 급진 불만세력 또는 외부의 전문 테러조직으로 추정된다. 미국 적대국가의 소행일 수 있지만 정황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수사에 착수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범행 수법이나 사용한 화약, 폭탄 제조법 등을 단서로 용의 세력의 범위를 좁혀가고 있다. 아직은 어떤 단서나 수사 상황도 공개되지 않고 있어 가능성에 근거한 추정만 가능한 상태다.

외부 테러 세력으로는 9ㆍ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가 우선 지목된다. 오사마 빈 라덴 사망 2주기(5월 1일)를 보름 앞두고 있어 알카에다가 그간 수 차례 경고해온 보복 테러를 감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09년 12월 알카에다 요원이 유럽발 디트로이트행 항공기에서 폭약을 터뜨리려다 제압된 적이 있는데 당시 알카에다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곧바로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나서지 않는데다 범행에 사용한 폭약도 알카에다가 주로 사용하는 것과 다르다. 수사당국이 학생비자로 입국한 외국인들을 신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동안 파악되지 않은 외부 테러 세력의 소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규모의 자생적 테러 세력이 테러를 자행했을 수도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2010년 5월 파키스탄 이주민이 폭발물을 자동차에 싣고 테러 공격을 기도한 적도 있다. 하지만 자생적 테러 세력이 정보기관의 그물망 감시와 미국의 내부보안 조치를 뚫고 테러를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관련 당국이 "마라톤 대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도 외부 테러의 가능성을 줄이는 대목이다.

따라서 정황과 수법으로 본다면 정부에 불만을 품은 미국 내 급진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더 크다. 고성능 폭약 대신 파이프 폭약을 사용한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발생한 센테니얼 올림픽공원 테러와 동일하다. 당시 2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한 피해 규모도 이번 보스턴 마라톤 테러와 비슷하다. 배관용 파이프를 이용하는 파이프 폭약은 위력은 다소 떨어지나 제조가 간단해 자생적 테러에서 주로 사용한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테러가 월요일(15일)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세금신고 마감일인 데다 미국의 독립전쟁을 기리는 애국자의날인 이날이 반정부 세력의 활동과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은 1993년 4월 19일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발생한 다윗파 사건과도 연결된다. 당시 종말론을 믿던 다윗파의 교주 데이비드 코레시도는 신도들을 인질로 FBI와 51일간 대치하다 자신과 어린이 25명 등 모두 86명이 숨지게 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FBI의 공권력 남용에 비난이 쏟아졌고 급기야 티머시 맥베이는 1995년 4월 19일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를 폭파시켜 168명을 숨지게 했다. 이처럼 미국에 자생하는 반정부 무장집단들이 다윗파 사건과 애국자의날 등을 연결해 보스턴 테러를 감행했을 것이란 분석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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