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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신도시·태양광 등 사업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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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신도시·태양광 등 사업차질 우려

입력
2013.04.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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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또다시 실형을 선고 받게 됨에 따라 한화그룹의 경영권 공백사태는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만큼 신규 수주 중단은 물론 기존 사업도 차질을 빚는 등 경영피해가 더 커지게 됐다.

일단 한화 측은 항소심 결과에 대해 공식입장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김 회장 구속 직후 적극적으로 소명 의지를 밝히던 때와 달리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형량만 1년 줄었을 뿐 집행유예 없이 실형이 그대로 선고되자 낙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룹 관계자는 "재판부 판결을 존중하지만 사회 각 분야에서 배임죄 적용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이런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혐의가 적용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는 김 회장 구속 이후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과 최금암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계열사별 사장단이 경영누수방지에 총력을 펴고 있으나, 김 회장 부재의 후유증은 이미 가시화된 상태다.

당장 80억달러짜리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위험하다. 한화는 신도시에 들어설 발전소와 제반시설 확충 등 후속수주(110억달러 규모)를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현재 이라크 측과 연락이 거의 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고위소식통은 "이라크 사업은 워낙 규모가 커 김 회장이 직접 챙겼던 사안"이라며 "구속 이후 현지 카운터파트인 국가투자위원회가 프로젝트 유지자체에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 왔던 태양광사업도 전략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한화는 작년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을 인수, 태양광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지만 업황 부진으로 적자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사업 추진 방향을 놓고 큰 틀의 전략적 판단이 절실한데, 이를 결정해야 할 김 회장이 유고 상태라 의사결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화는 또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올해 임원인사를 단행하지 못했다. 지난 3월 부장급 이하 일반사원의 인사는 실시했으나, 뚜렷한 내부지침이 없어 임원인사는 무기한 연기됐다. 이 경우 정기임원인사 없이 한 해를 보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구속집행정지로 신병을 병원으로 옮겼음에도 김 회장의 건강 역시 별로 호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병상 경영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우울증과 치료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겹치면서 김 회장의 심신은 여전히 심각하며 쉽게 회복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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