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법원이 15일 호스니 무바라크(84) 전 대통령의 석방을 허용했다.
이집트 카이로 남부지법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구속 만기인 2년을 다 채웠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무바라크 측 변호인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석방을 명령했다고 이집트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이집트 법은 재판 중인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AFP통신은 무바라크가 시위대 유혈 진압과는 별개로 부정 축재 혐의도 받고 있어 당장 석방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법조계 일부에서는 "추가 혐의가 인정돼 구속이 연장되더라도 15일 후에는 석방될 것"으로 관측했다.
2011년 4월 12일 구속된 무바라크는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민중 봉기 기간 동안 시위대 800여명의 사망에 연루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이집트 법원은 올해 1월 무바라크의 항소 요구를 받아들여 재심을 명령했으나 이달 13일 열린 재심에서 담당 판사가 "이해 관계가 충돌해 사건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 재심은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무바라크 측은 "2년이 넘도록 유죄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으므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집트 상원에 해당하는 슈라위원회는 군 병원에서 치료 중인 무바라크를 다시 교도소로 이송하라고 촉구했다. 슈라위원회 의원들은 13일 재심에서 무바라크가 선글라스를 낀 채 웃으며 TV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든 것을 두고 "그가 어떻게 선글라스를 구입해 얼굴을 꾸밀 수 있었는지 알고 싶다"고 비꼬았다. 또 그가 재심 때 착용한 시계는 집권 시절 언론사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으로 200만이집트파운드(약 3억3,000만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