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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는 발등의 불… 재앙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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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는 발등의 불… 재앙 부른다"

입력
2013.04.1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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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왜 강한 폭풍과 폭염이 발생하는 걸까요. 점점 잦아지는 자연재해는 단순한 변화일까요, 재앙일까요."

1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진구 건국대 생명과학관. 강의실을 가득 채운 50여명의 학생들은 비디오 시청에 열중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강의와 달리 교재도 없고, 필기도 없었다. 진행자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해 근년의 극한 날씨와 환경 재앙들을 소개하며 다소 과격한 질문을 던졌다. "최근 우리가 경험하는 테러 수준의 기후 변화는 왜 발생하고 있는 걸까요?" 지구환경과학 전공시간에 특강형식으로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강의에서 진행자의 질문이 거듭될 수록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환경 단체 '기후프로젝트'가 한국에서 진행한 200회 강의 현장이다. 2010년 10월 서울 지부가 설립된 지 만 3년 만에 한국에서 200번째 대중 강의가 열린 것이다.

기후 프로젝트는 2006년 6월 미국에서 시작된 환경 보호 단체다.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영국, 스페인, 중국 등 8개 국가에서 3,000여명의 활동가에다 회원이 800만명인 세계적인 환경 단체다. 교육과 강의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100여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진행된 프리젠테이션만 무려 7만회. 활동가들과 회원들이 강의를 원하는 곳을 찾아가 세계 곳곳의 환경 재앙들을 보여주며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다. 기후 변화의 진실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신 지구인들이 겪고 있는 수많은 변화를 업데이트해 시각물과 육성으로 생생하게 제시하는 식이다.

지구온난화 경고를 담아 아카데미상을 받은 고어의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에도 고어가 직접 강연자로 나서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날 건국대 강의에서 진행자로 나선 이는 3년 동안 기후 프로젝트 한국지부를 운영해온 김상완 사무국장. 김 국장은 강의 내내 "기후 변화는 더 이상 과학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며 "지금은 몇몇 국가가 피해를 겪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도로 산업화된 한국도 이제 기후 변화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인식이 미비하다"며 "막강한 자금과 힘을 이용해 기후 변화를 부인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드러내고 전 세계적으로 긴급함을 알려 기후 변화를 막는 세계적인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준아(23ㆍ건국대 녹지환경계획학과2)씨는 "기후변화를 미래가 아닌 현실로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책임져야 할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고 힘없고 가난한 나라들이 피해를 받는 상황을 직접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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