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인 소재입니다. 한지공예가 널리 보급돼 친환경적인 생활용품이 일상이 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한지공예가 송인영(62ㆍ사진)씨는 종이에 혼을 불어넣는 장인이다. 한지의 따뜻함과 보풀의 매력에 빠진 그는 요즘 한지공예 저변확대에 팔을 걷어 부쳤다. 30여년의 대구 생활을 청산하고 2010년 고향인 안동에 정착한 그는 복지관과 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한지공예 전도사로서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후진을 양성하고 한지공예의 세계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송씨를 만나 한지공예의 특징과 현실, 비전에 대해 들어 보았다.
한지공예의 특징은.
"순수예술의 극치로 한지의 보풀을 살려서 표현하는 기법은 입체감이 뛰어나 사실감 차원에서 동·서양화가 따라올 수 없다. 같은 사물을 표현해도 작가마다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올 정도로 표현기법이 다양하다. 천연염색을 이용하기에 색감도 천차만별의 아름다움으로 나타난다. 매우 섬세하고도 독창적인 예술분야다. 하지만 부가가치가 낮아 젊은 작가들이 외면하는 점이 안타깝다."
3년 전 대구 생활을 접고 귀향했는데.
"정년퇴직한 남편은 쉴 곳이 필요했다. 저는 창작과 후진양성에 가장 적합한 곳을 찾던 중 전통한지생산공장과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고향 안동을 생각하게 됐다. 정책적으로 전통문화를 육성ㆍ장려하는 분위기에 끌렸다."
고향 생활은 어떤가.
"안동시내 운안동에 '한지그림갤러리 천연지예'를 열었다. 천연지예는 '천년의 한지로 예술의 혼을 불어 넣는다'는 의미다. 안동여성복지관 등에서 한지공예 강사를 하면서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 보람이다. 1997년쯤 한지공예를 시작할 때 주변 사람들이'미쳤다'고 할 정도로 몰두했다. 고향에서 차분하게 창작을 하다 보니 질적으로 한 단계 성숙한다는 느낌이다. 현재 한지그림과 한지그림공예품 최대 보유자일 것이다. 지금 안동대와 가톨릭상지대 평생교육원에서 한지공예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한지공예가가 많지 않아 무엇보다 저변확대가 시급하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전시회를 열어 한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각 대학 평생교육원을 통해 강의도 확대할 생각이다. 안동한지 등 지역 한지 생산업체들과의 협력사업도 논의하고 있다."
과연 활발하다. 보다 큰 목표도 있다고?
"한지그림공예 작품이 세계의 문화시장을 누비는 것이 내 꿈이다. 나전칠기의 사례를 보자. 세계 시장으로 보급되면서 한국 전통 예술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전통 한지는 천연의 종이이자 천 년을 가는 종이다. 따라서 한지를 소재로 만든 공예작품은 천 년의 생명력을 지니는 것이다. 세계적인 예술작품이 될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지그림공예는 독특하고도 고유한 매력을 지닌 예술이지만 아직은 부가가치가 많이 낮다. 따라서 사람들이 배우길 꺼린다. 예술을 해도 돈이 되는 예술만 하려 한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무장한 젊은 세대가 뛰어들어야 발전한다. 전시회와 강의 등을 통해 젊은 세대가 한지그림공예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척박한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안동지역에 잘 보존된 한지업체를 지원하는 일과 함께 아울러 한지그림공예도 많은 작가를 양성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문화예술 당국의 관심이 절실하다."
● 악력
조달청 선정 우수기능인
안동여성복지회관 강사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대구미술회화대전 금상
성산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상전 심사위원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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