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86) 전 대통령이 14일 감기에 따른 폐렴 증세 악화로 서울 종로의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고령이기 때문에 언제 상황이 변할 지 안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측 김기수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김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감기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나 폐렴 증세까지 나타나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2~3일 정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더 받은 뒤 퇴원 일정 등을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이틀 전에 (김 전 대통령의) 염증수치가 너무 올라 현재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오늘은 (염증)수치도 어느 정도 안정되고 혈압이나 맥박, 체온, 산소 투여율도 좋지만 계속 관찰을 요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관계자는"현재 폐렴 증세가 심하지 않고 생명에도 지장이 없지만 고령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며 "상태를 봐 가면서 입원 치료 기간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지난 2009년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가 상태가 악화돼 한달 간의 투병 끝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김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전직 대통령들의 건강 상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태우(81)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10년 넘게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투병 중이다. 반면 전두환(82) 전 대통령은 아직도 재임 당시 함께 일했던 정치인과 각료들을 만나고 해외 방문도 하는 등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퇴임한 이명박(72) 전 대통령도 매주 1, 2회 테니스를 즐기면서 체력 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과 '3김(金)시대'를 풍미했던 김종필(87) 전 국무총리는 지난 2008년 12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자택에서 칩거생활을 해 왔지만 지난 5일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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