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주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1위원장은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를 마지막으로 14일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11일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주년 행사뿐만 아니라 이날 김일성 주석의 101회 생일(태양절)을 하루 앞두고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통일조선의 국보인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확대하며 전시상황에 들어간 정세에 대처해 반미 전면대결전을 강도높이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1위원장은 지난해 7월에는 24일 만에, 같은 해 10월에는 보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일이 있어 최근 '잠수'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김 1위원장이 한반도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린 3월 이후 공개활동이 활발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그는 1월1일부터 이달 1일까지 91일 동안 43회의 공개활동을 벌였는데 이는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 꼴이다. 지난달에는 하루에 3번 공개활동을 하는가 하면, 나흘 연속 군부대만 방문한 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남측은 물론 미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온갖 위협을 계속했던 북한이 향후 행보에 대한 고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우리 정부가 11일 '통일부 장관'성명으로 사실상 대화를 제의하고, 12일에는 존 케리 미국 국무부장관이 한미외교장관 회담 후 북측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한반도 초긴장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어졌다. 북한 측이 14일 '교활한 술책'이라며 대화제의를 거부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한미의 대화제의 등을 예측하고 전략적 고민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1위원장의 모습이 뜸해지자 시중에서는 북한 내부의 쿠데타 설이나 고모부이자 핵심 후견인 역할을 해온 장성택 감금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보 당국은 "확인되지 않은 설"이라고 일축했다.
정부 당국은 할아버지 후광을 통치에 활용해온 김 1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면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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