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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교육계 도덕적 해이 '심각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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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교육계 도덕적 해이 '심각한 수준'

입력
2013.04.1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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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선 학교생활기록부를 임의수정하고, 공모 교장들은 학교경영계획서 표절하고….

대전지역 학교 현장의 도덕적인 해이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 감사결과 대전지역 고교들의 학생부 임의정정이나 입력누락, 오류입력 건수가 442건으로 같이 조사를 한 대구 68건, 울산 25건보다 각각 6.5배, 17배 많았다.

학생부는 매 학년이 종료된 후 이전의 입력자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정정을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증빙자료를 첨부해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정할 수 있다. 442건 중 190건은 종전 기재 내용이 사실과 다르지 않음에도'학생이 대학 수시전형에 합격하기 위해 수정을 요구한다'는 사유 등으로 임의로 수정했다. 이 중 4분의 1이 대학지원학과에 맞춰 진로희망 등 진로지도상황을 수정한 후 수시전형 등에 지원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대전시내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5명의 진로희망사항을 정정하면서 대전교육청의 감사결과 지적된 내용인 것처럼 속여 위원회에 부의해 정정했다. 모 여고는 취업이 급하다는 이유로 학생 6명의 진로희망사항을 정정한 후 심의를 거치는 편법을 사용했다.

또 교사가 특기 또는 흥미를 기록하며'TV보기''낮잠''멋부리기'등 학생부에 기록하기 부적절한 내용을 입력했다 정정하기도 했다.

교사들을 지휘ㆍ감독하고 학습 등 학교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공모 교장들의 학교경영계획서 표절 등도 적발됐다. 대전교육청이 2010~2012년 교장공모제로 임용한 49명에 대한 감사원의 조사 결과, 14명이 학교경영계획서와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 공모교장으로 임용된 A씨의 경우 자기소개서는 물론 경력까지도 3월에 공모로 임용된 한 교장의 것을 거의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기소개서 중 교육관과 교육철학, 학교운영방향은 물론 심지어 경력까지도 그대로 옮겨적었다.그 결과 자기소개서는 50%이상, 학교경영계획서는 90% 이상을 아무 죄의식도 없이 그대로 인용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공모 교장들의 표절 원인은 공모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제출 자료를 외부에공개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대전 한 고등학교 교장공모제 시행 공고문에는 교장자격 소지자와 정년기준 등 기본적인 요건만을 지원자격으로 명시하고 있다.

감사원은 "공모교장들의 자기소개서 등 표절은 공모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학교 교육변화에 차질을 초래할 뿐 아니라 공교육에 대한 신뢰 상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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