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은 35, 36기를 제패했고 박영훈은 38, 39기 우승자이므로 누가 이기든 통산 세 번째 명인에 도전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어서 국면이 복잡한 싸움바둑의 양상으로 전개되면 이세돌이 유리할 것이고 반대로 미세한 계가바둑이 되면 박영훈에게 유리하다는 게 당시 관전자들의 공통된 예상이었다.
22 때 손을 빼서 하변 23을 먼저 밀어간 게 실리에 짠 박영훈 스타일이다. 부분적으로는 1로 받는 게 정수지만 백의 입장에서 지금 그곳을 두고 싶지는 않다. 이세돌이 당연히 24로 반발했다. 결국 흑이 23, 27로 하변을 침식한 대신 백은 24, 28로 상변을 차지한 셈인데 과연 어느 쪽이 이득인 지 지금으로선 선뜻 판정을 내리기 어렵다.
30 때 31도 철저하게 실리 우선이다. 1은 2로 침입해서 바둑이 복잡해지는 게 싫다는 뜻이다. 40까지 초반 포석이 대체로 평이하게 진행돼서 박영훈이 약간 기분 좋은 흐름으로 보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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