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3일 존 유 전 백악관 법률담당관 등 미국인 18명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미국 정부가 전날 러시아의 인권 침해 인사 18명에 대한 금융제재와 비자 발급 금지 조치를 강행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AFP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 정부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당국자 2명과 관타나모 수용소 지휘관 2명 등 미국인 18명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성은 “양국의 입국 금지 명단 전쟁을 우리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의) 노골적인 협박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양국 관계와 신뢰에 큰 타격이 가해졌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무작위로 형성된 미국의 명단과 달리 러시아의 명단에는 러시아인 체포와 납치, 관타나모 수감자 고문과 장기 억류를 합법화하는데 가담한 인사들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 명단에는 한국계 미국인 존 유 전 법률담당관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존 유는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 과정에서 붙잡힌 포로들을 고문하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 인물로 알려졌다. 네오콘의 상징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자문 데이비드 애딩턴도 포함됐다. 관타나모 수용소 지휘관이었던 젠 지오프리 밀러와 아담 제프리 하버슨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러시아인 제재 대상 명단에는 2009년 모스크바 구치소에서 숨진 러시아인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사망 사건 관련 판사, 법무부, 검찰, 경찰 등 16명이 포함됐다.
abc방송은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 구축 계획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두 나라의 관계가 이번 일로 더 냉각될 것으로 우려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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