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을 나흘 앞둔 13일 런던의 심장부 트라팔가 광장에서 시위대 수백명이 반 대처 시위를 했다. 장례식이 예정된 런던에서 대규모 반 대처 시위가 발생하면서 장례식 당일 찬반세력의 충돌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위대들은 13일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트라팔가 광장을 메운 채 “딩동! 마귀할멈은 죽었다”고 환호했다. AFP통신은 “경찰이 시위대 규모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8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시장경제를 최대한 보장한 대처리즘을 통해 세계적인 금융도시가 된 배경 때문에 대처의 지지세력이 월등히 많은 런던에서 그의 사망 후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17일 장례식에 공무원과 대학생 단체가 참여하는 시위가 열릴 것으로 알려지자 경찰은 평화시위는 보장하겠다며 시위단체들과 사전협의 중이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일부 단체가 장례식 운구행렬 때 일제히 등을 돌리는 평화시위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반 대처 세력인 ‘매기(마거릿)로부터의 해방 파티’의 페이스북에는 3,000여명이 평화시위 동참 의사를 밝혔다.
BBC방송은 반 대처 분위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어 충돌 우려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실제 대처 전 총리를 비판하는 노래가 영국 내 순위 차트에서 1위에 오르며 논란이 되고 있다. 1939년 개봉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사악한 마녀가 죽었을 때 축하곡으로 쓰인 ‘딩동, 마녀가 죽었다’는 12일 다운로드 사이트 아이튠스의 영국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반 대처 세력이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이 곡을 다운로드하자는 캠페인을 벌여 2만건이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이 노래는 또다른 음악 순위인 오피셜 차트 컴퍼니 영국 톱40의 14일 주간 차트에서는 3위에 올랐다. BBC는 “정치적 의도로 1위를 했지만 매주 1위 곡을 소개하는 14일 라디오 방송에서는 5초만 틀 예정”이라며 “대처 전 총리 평가 논란은 장례 당일 최고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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