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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부전선 DMZ 산불 강풍 타고 이틀째 남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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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부전선 DMZ 산불 강풍 타고 이틀째 남쪽으로

입력
2013.04.1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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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측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강한 바람을 타고 남방한계선과 우리 군 초소를 위협해 군과 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군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북측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날 오후 3시쯤 고성군 현내면 동부전선 남방한계선 2km 지점까지 내려왔다.

지난 13일 오전 4시40분쯤 군사분계선 북쪽 야산에서 처음 관측된 산불은 오후 6시쯤 우리 군 초소 150여m 앞까지 번졌으나 긴급 투입된 소방헬기 3대가 진화에 나서 불길이 완전히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14일 오전 초속 20m에 이르는 강풍이 불면서 꺼지는 듯했던 불씨가 10여시간 만에 되살아났다. 이날 오전 고성지역에는 약한 비가 내렸으나 산불 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군과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2대와 살수차 등 진화장비 30여대, 800여명의 병력을 남방한계선에 배치해 산불 남하를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산불로 인한 인명 및 군 시설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민통선 내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와 남북출입국사무소, DMZ박물관 등을 지키기 위해 방화선을 구축했다.

당국은 철책과 인접한 통일전망대에서 민가까지는 10km 이상 떨어져 있는 만큼 일단 산불이 주민들에게 직접 위협을 줄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성군 현내면 주민 강모(75)씨는 "이곳은 과거에도 큰 불이 많이 났던 곳이라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지금까지 이번 산불로 인해 소실된 구간을 13km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진입 조사가 불가능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악지대인 동부전선 최전방은 봄철만 되면 북측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 바람을 타고 남쪽으로 번지면서 피해를 주는 경우가 빈발했다. 2005년 4월4일 고성지역 DMZ에서 발생한 산불은 6일 간 산림을 태운 뒤 불길이 민통선 이남까지 번져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2009년과 지난해 4월 고성ㆍ양구지역 DMZ에서 발생한 불은 1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3,000여ha의 산림을 소실시켰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시야 확보를 위해 수목과 잡초를 제거하는 사계청소(射界淸掃)를 벌이면서 불이 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원도와 군 당국은 "매년 영농철이 되기 직전에 비슷한 유형의 산불이 북쪽에서 3, 4차례 발생했던 점을 고려할 때 화공(火攻)작전 등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동해안 일대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만큼 완전 진화 확인 때까지 비상대기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성=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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