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ㆍ미국)가 제7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마스터스 경기위원회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를 앞두고 "우즈가 드롭 규정을 어기고 오소(誤所) 플레이를 해 2벌타를 부과했다. 하지만 스코어 카드 오기로 인한 실격 사유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된 홀은 전날 펼쳐진 2라운드 15번홀(파5). 우즈는 87야드를 남기고 친 3번째 샷이 깃대를 맞고 그린 아래 워터 해저드에 빠지자 원래 친 위치에서 2야드(1.8m) 뒤로 물러나서 1벌타를 받은 뒤 5번째 샷을 했다. 우즈는 결국 15번홀을 보기로 막은 뒤 이를 스코어 카드에 기재하고 경기위원회에 제출했다.
경기위원회는 우즈가 '오소 플레이를 했다'는 한 시청자의 제보를 받고 당시 영상을 검토했으나 규칙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우즈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야드 뒤에서 샷을 했다"고 말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는 골프 규칙 26조1항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지점에서 되도록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 해야 한다'는 워터 해저드에 관한 룰을 위반한 것이다.
경기위원회는 3라운드를 앞두고 다시 회의를 소집했고, 우즈의 소명 절차를 거쳐 2벌타를 부과했다. 그러나 스코어 카드 오기와 관련해선 경기위원회의 재량권을 인정한 33조7항을 들어 실격 처리는 하지 않았다. 33조7항은 "경기위원회는 예외적으로 개별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와 같은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경기 실격의 벌을 면제하거나 수정해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스코어 카드 오기는 실수를 했더라도 실격 처리를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우즈는 명백히 룰을 어겼는데도 출전 자격을 유지해 특혜 논란을 받고 있다. 경기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두고 벌써 '타이거 룰'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우즈는 "룰에 따라 드롭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경기위원회의 판정을 존중해 벌타를 받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USA 투데이는 우즈가 14세 관톈랑(중국)이 늑장 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것에 대해 "룰은 룰"이라고 말한 사실을 소개하며 "우즈는 경기위원회가 면죄부를 주기 전에 스스로를 그만뒀어야 했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한다면 그것은 더러운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료 선수들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쓴 소리를 했다.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PGA가 '타이거 룰'이라는 새로운 규정을 만든 것 같다. 그것은 선수가 룰을 위반해도 벌타만 받고 실격되지 않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헌터 메이헌(미국)도 "이번 판정이 마음에 든다. 드롭을 잘못해도 괜찮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특혜 논란에 휩싸인 우즈는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중간 합계 3언더파 213타를 적어낸 우즈는 공동 선두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브랜트 스니데커(미국ㆍ이상 7언더파 209타)에 4타 뒤진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최경주(43ㆍSK텔레콤)는 공동 28위(2오버파 218타),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44위(5오버파 221타)로 떨어졌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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