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된 딸과 한 살짜리 아들을 둔 김서영씨(31)는 최근 사회관계형서비스(SNS) '구름'에서 예방접종, 건강식 등 육아 정보를 얻었다. 그는 이 곳에서 육아 관련 사진이나 글을 올리고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정서적 유대감을 나눈다. 김씨는 "가까운 친구들 중에는 워킹맘이 별로 없어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며 "육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이 모인 만큼 관련 정보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대학생 임미진(24)씨는 콘텐츠 기반 SNS '인터레스트.미'에서 최신 패션 경향을 파악한다. 회원들이 데이트 복장부터 파티복, 면접복 등 관련 사진과 코디 방법까지 올려 놓아 정보를 파악하기 쉽다. 또 같은 주제로 의견을 나누다 보니 친구도 만들 수 있다. 임씨는 "패션에 관심을 둔 친구들이 만나 콘텐츠를 공유하기 때문에, 기존 SNS와 달리 주제에 집중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SNS가 달라지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기존 SNS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을 온라인으로 이어주는 인맥 중심 서비스라면, 이제는 같은 관심사와 주제를 중심으로 뭉치는 새로운 SNS가 뜨고 있다. 주제도 영화 음악부터 특정 인물과 시대, 장소 등 다양하다. IT 업계에서는 이를 관심관계형서비스(INSㆍInterest Network Service)라고 부른다.
INS가 등장한 것은 이용자들이 기존 SNS에 피로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SNS 이용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친구들의 게시물을 전부 읽어야 했다. 하지만 많게는 수백명의 친구들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글을 빠뜨리지 않고 챙겨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당한 친구를 찾더라도 그 정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관계없는 부분도 많아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원하는 소식을 맞춤형으로 전해줄 서비스, INS를 간절히 원했다.
네티즌들의 필요에 따라 등장한 INS의 대표 주자가 바로 CJ E&M에서 지난해 7월 내놓은 '인터레스트.미'이다. 패션 푸드 뷰티 유머 등 30여종의 콘텐츠 중 본인과 관심사가 비슷한 다른 사람의 글이나 사진 등을 보고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같은 '인터레스팅'버튼이나 댓글을 통해 공감을 표시할 수 있다. 10대~30대 초반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 곳은 출시 4개월 만에 월 1,000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다.
KT가 지난해 말 출시한 '팬미(FANme)'는 개인의 관심사를 소재로 이야기방을 만드는 구조인데, 4개월 만에 2만개가 넘는 이야기방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네이버가 이달 중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인 패션정보 서비스 '원더(WONDER)'는 스마트폰에 내려 받은 앱을 통해 취향이 비슷한 친구와 최신 패션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자신과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친구를 맺는 소셜뮤직서비스 '리슨미'역시 유명 가수, 인디밴드부터 일반인들까지 모여 장르별, 시대별 음악적 감성을 공유한다. 이밖에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모인 '펫러브즈미'도 인기다.
INS는 회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정보의 양과 질이 높아지기 때문에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 SNS도 적절하게 활용한다. 즉 INS의 회원을 늘리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해외에서도 INS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탄생한 패션정보 INS '핀터레스트'는 등장과 동시에 페이스북, 트위터에 이어 방문건수 기준으로 단숨에 SNS 분야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사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억8,000만명으로 1년 전 7,500만명에서 3배 이상 늘었고, 기업가치는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INS가 기존 SNS와 공생 속에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환경이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타인과 실시간 소통하면서 원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INS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기존 SNS들도 INS와 경쟁하려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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