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는 12일 북한의 전쟁 위협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주먹을 쓰겠다는 사람 앞에서는 그 주먹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먼저 느끼게 해야지 그런 사람에게 사과를 하든지 사정을 하든지 또 뭐 대화를 하자고 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의 발언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 측을 향해 사실상 대화를 제의한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북한이) 도발을 하면 엄청난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전쟁 억지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저렇게 강하게 나오는데 억지력은 무시하고 신뢰 쪽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를 배제하자는 것이냐'는 질문에 "배제는 아니다"면서 "현재 북이 저렇게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런 걸 얘기하기는 조금 시기가 이르지만 (북한이) 진지한 대화 자세를 보여 준다면 얼마든지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의 태도는 대화보다는 자꾸 전쟁을 얘기하기 때문에 우리가 전쟁 억지력을 공고히 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억지력을 통한 신뢰 프로세스가 대북 관계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신중돈 총리실 공보실장은 해명 자료를 통해 "대북 억지력은 무시하고 신뢰만 강조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고 지금 상황에서는 대북 억지력을 갖추면서 대화의 문도 함께 열어놓아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파문 진화에 나섰다.
한편 정 총리는 여야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관련 "민생 현안 처리 등 국정 목표를 위해 진력해야 할 상황에서 개헌 논의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임총리제에 대해서는 "헌법에 규정된 국무위원 제청권과 내각 통할권 등을 다 행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서 "헌법에 따라 국무위원 제청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