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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급선회 쉽지않아… 시간 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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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 급선회 쉽지않아… 시간 끌 듯

입력
2013.04.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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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국제의무 준수를 조건으로 북미 대화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북한 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은 넘겨 받은 북한은 이날까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갈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화 제의에 응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한미연합 독수리군사훈련이 진행 중이란 점 등을 들어 거부 의사를 표명한 뒤 도발 위협을 이어갈 수도 있다. 또는 조건부 대화 수용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먼저 북측이 대화 수용으로 급선회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15일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이고, 25일은 인민군 창건기념일이란 점에서 이런 일정을 일부 소화한 뒤에는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자신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주장하는 개성공단 문제 등에 대해 남 측의 선(先) 유감 표명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려달라는 식으로 요구 조건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대화 제의를 일축한 뒤 미사일 발사 등 강공책을 이어가며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벼랑 끝 전술을 계속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 측의 상황을 감안하면 결국 어떤 식으로든 대화 제의에 응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이 북의 달러박스가 아니고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이라고 정부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했으니 북 측이 대화 제의에 응할 것"이라며 "16, 17일쯤 대남비서의 담화나 성명 식으로 긍정적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서기국 보도에서 "최근 남한 군 당국이 북한군 초토화 전략을 들고 나왔다"며 "북한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첨단장비를 외국에서 구입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사거리 500㎞ 독일제 타우러스 미사일 도입 발언을 언급한 것이다.

北 "해킹 안해… 고의적 도발"

북한은 또 이날 '3·20 해킹'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밝히고 북한 소행설 제기는 고의적인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이날 문답에서 "해킹 공격 사건의 북소행설은 미국의 핵전쟁 소동에 편승해 조선반도의 정세를 극한계선으로 몰아가려는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전날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즉답을 피하는 대신 이처럼 다른 사안을 걸고 넘어지면서 강경 발언을 계속하는 데는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하기에 앞서 시간을 벌겠다는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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